인구감소는 이젠, 인구재앙의 수준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한 재정 투입에서 2018년도에만 지자체 예산은 210조7천억이다. 주민등록인구는 2017년 말 기준 5천177만8천544명이다. 가장 인구가 많은 연령은 46세(1971년생)로 94만4천179명이었다.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한반도 인구가 없어진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어느 지자체는 통째로 사라진다는 경고음이 들린다. 초등의 폐교나 나홀로 입학은 이젠 뉴스도 아닐 정도이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작년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추락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다. 작년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평균 1.68명(2016년 기준)을 크게 밑돈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지난 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44세 미혼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 비율은 각각 28.9%, 48.0%이었다. 2015년 실태조사 당시에는 자녀가 없어도 된다는 남녀 비율이 각각 17.5%, 29.5%에 불과했다.
통계청의 ‘2018년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가임여성 인구는 1,231만1,997명으로 전년(1,252만68명) 대비 20만8,071명 감소했다. 가임여성 인구는 2014년 1,290만9,337명에서 지난 5년간 59만7,340명 줄었다. 결혼적령기(25~34세) 여성 인구는 지난해 기준 315만1,683명으로 5년 새 30만여 명이 감소했다. 아이도 안 낳고, 아이를 낳을 여성도 준다면, 지금 당장에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한다.
지난 7일 경북도가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저출생 극복 시책을 공모한 결과, 최종 5개 시?군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는 시?군 주도의 맞춤형 전략 사업 발굴 등을 유도한다. 자체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시행이다.
시?군별 저출생 극복을 위한 세부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시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중앙 부처에서 추진 중인 인프라 조성 등의 하드웨어적인 공모 사업과는 구별된다. 올해는 기존 출산?보육 중심의 대응에 국한하지 않았다. 일자리, 공동육아, 돌봄, 문화(여가) 등 생애주기별 지역 맞춤형 시책을 고루 반영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선정된 사업은 포항시의 패밀리데이 내맘(mom)대로 영화관 운영, 문경시의 맘(mom&mind) 편한 돌봄 공부방 사업, 청도군의 쑥쑥 배움따라 도시나들이 프로젝트, 성주군의 옐로파파 우리 아이를 요리하다, 예천군의 은퇴자 연계 야간 아이돌봄사업이다. ‘패밀리데이 내맘(mom)대로 영화관 운영’은 임산부?아이를 위한 맞춤형 영화관 환경 개선과 무료 영화 상영,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문화(여가)를 접목한 가족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맘(mom&mind)편한 돌봄공부방’은 병원, 민간단체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향후에는 민간 자율로 운영한다. ‘쑥쑥 배움따라 도시나들이 프로젝트’는 문화 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의 현실을 감안해 교육지원청, 어린이집 등과 협력하여 영유아에게 도시권의 문화 체험 기회 제공으로 보육의 질을 향상시킨다.
‘옐로파파 우리 아이를 요리하다’는 아빠 육아의 날 지정 및 아빠와 함께하는 다양한 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육아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의 장을 제공한다. ‘은퇴자 연계 야간 아이돌봄 사업’은 지역 돌봄 수요에 은퇴자 및 경력단절여성 등을 활용함으로써 일자리와 돌봄의 상생 사례가 기대된다.
김성학 미래전략기획단장은 지역과 연계한 특화형 시책을 지속적으로 발굴?지원한다고 말했다. 이번의 인구증가의 대책에서 이름은 달라도, 내용에선 기시감(旣視感)을 느낀다. 그럴망정, 효율적·탄력적으로 운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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